[과학 감상실]여름의 문턱, 땀이 터지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개나리, 진달래 대신 벚꽃이 봄의 전령이 되었네요.

그렇게 고작 달포를 머무르다 가는 벚꽃처럼 봄도 잠시 왔다 가는 계절이 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짧아진 봄의 빈 자리를 더욱 길고 뜨거워진 여름이 채웁니다.



인간은 정말 특이한 생명체랍니다.

진화 상에서 그나마 가장 가까운 유인원과 비교해도

몹시 부족한 근력,

빠르지 못한 다리,

심지어 시각, 후각, 청각

그 어느 하나 야생의 동물들보다 많이 부족하죠.


그런데 인간이 다른 포유류에 비해 아주 잘 하는 것이 하나 있어요.

바로 더위에 대한 체온 조절에요.

진화의 과정에서 인간은 털을 포기하고 땀샘을 선택했어요.

덕분에 추위에는 약하지만 더위에는 가장 강해졌죠.


2016년 사이언스지에 털과 땀샘의 발생학적 상관 관계에 대한 논문이 나왔답니다.

털이 나면 땀샘이 발달하지 않고, 땀샘이 발달하면 털이 나지 않는다는 건데요,

분자진화학에서는 빽빽한 털과 땀샘이 함께 있어봐야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추측하죠.

땀을 흘리는 까닭은 증발로 인한 체온조절의 목적이 있는데, 

털로 가로막힌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인간은 더위에 맞서서 땀을 흘려서 체온을 낮출 수 있었기에 

오래 달릴 수 있는 지구력이 생겼고, 뇌 용량이 커졌다고 해요.


더운 날 민망하게 겨드랑이를 적시는 땀이 반갑지 않지만, 

땀이 흐르지 않았다면 지금의 우리도 없었을 거에요.

새삼 땀이 고맙게 느껴지네요.

하지만 여전히 깨끗한 샤워는 필수랍니다.

특히나 흠뻑 땀에 젖은 뒤의 샤워만큼이나 기분 전환에 그만인 것도 없죠!




Ref.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54/6319/aah6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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